스팟잇(Spot It!) 사이드 프로젝트 회고
프로젝트 소개
스팟잇(Spot It!)은 팝업 스토어 정보 플랫폼이다. 방문객들은 팝업 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현장 대기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며, 주최자들은 효과적으로 팝업을 홍보하고 관리할 수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이 글에서는 프로젝트 자체보다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자 했고, 실제로 무엇을 얻었는지 공유하려 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
1. 빠른 피드백 사이클에 대한 갈증
회사에서 경험한 피드백 문화는 내 기대와 달랐다. API를 개발하고 3주간 아무 응답이 없다가, 오픈 2주 전에야 "설계가 이상하다"는 피드백을 받아 급하게 수정한 경험이 있다. 공통 유틸리티를 만들고 상세한 문서까지 작성해 공유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이는 비단 내 업무뿐만이 아니었다. 팀 전체적으로 피드백이 느리거나 아예 없는 문화였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 경험했던 활발한 피드백 문화와는 너무나 달랐고, 이런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2. AI 코딩 도구의 가능성 탐구
마침 회사에서 GitHub Copilot을 지원해주었고, Cursor 같은 AI 코딩 에이전트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런 도구들이 실제 개발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활용해야 효과적인지, 그리고 한계는 무엇인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점
1. 취준생도 현직자만큼 바쁘다
기대했던 것처럼 즉각적인 피드백은 받기 어려웠다. 팀원들의 활동 시간이 제각각이어서 때로는 이틀 이상 기다려야 했다. 물론 회사에서처럼 몇 주씩 걸리지는 않았지만, 기대했던 만큼 빠르지도 않았다.
돌이켜보니 취준생 팀원들도 프로젝트, 스터디, 아르바이트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현직자가 신입의 작은 업무에 피드백을 미루는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거다. 우아한테크코스처럼 학습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새삼 깨달았다.
2. 번아웃은 생각보다 쉽게 온다
널널한 회사 업무에 지쳐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에서 인프라 TF에 합류하게 되면서 업무 강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실험하고, 실제 운영 환경을 구축하느라 점점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 결과 사이드 프로젝트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들었고, 코드 리뷰도 제대로 못하게 되었다. 프로젝트 초기에 도입한 클린 아키텍처는 안정성은 높지만 작성해야 할 코드가 많아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지금 와서 변경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책임감으로 버티고 있을 뿐이다.
3. AI는 뛰어난 프로토타이핑 도구다
긍정적인 발견도 있었다. AI 코딩 도구의 성능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내가 구현한 기능의 약 70%는 AI가 작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잡한 클린 아키텍처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맥락과 명확한 프롬프트를 제공하면 매우 훌륭한 코드를 생성해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발견했다. AI에 너무 의존하다 보니, 어떤 기능은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구현되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AI가 생성한 코드를 단순히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검토하는 습관이 필수적이라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의 방향
이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지만, 동시에 여러 한계와 마주하고 있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더 얻어갈 수 있을지,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타이밍이다.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의미 있는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 같다. AI 도구 활용법을 더 깊이 연구할 것인지, 아키텍처를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팀워크와 협업 프로세스를 개선할 것인지. 각각의 선택이 가져올 가치와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겠다.
마치며
사이드 프로젝트는 내가 원했던 빠른 피드백 사이클을 완전히 해결해주지는 못했지만, 다른 중요한 교훈들을 안겨주었다. 무엇보다 AI 도구의 가능성과 한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의 한계와 마주할 기회도 얻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이런 경험들이 쌓여 더 나은 개발자가 되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제는 그 경험들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선택하고 집중할 때다.